2024파리올림픽 골프 국가대표 김주형이 4일(현지시각) 남자 스트로크 플레이 4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눈가를 훔치며 이동하고 있다. /생캉탱앙이블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에 출전해 8위에 오른 김주형(22·나이키골프)이 눈물을 쏟았다.

김주형은 4일(현지시각) 프랑스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1)에서 열린 대회 골프 남자부 4라운드까지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그는 선두 스코티 셰플러(미국·19언더파)에는 6타, 메달권인 3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17언더파)에게는 4타 밀려 8위에 올랐다.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김주형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흘렸다.

그는 “첫 올림픽 출전이었는데, 이렇게 감동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올해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에, 동반 플레이를 한 셰플러가 해준 말들이 겹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만 셰플러가 자신에게 해준 이야기들은 개인적이기 때문에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주형은 “셰플러가 제 고민을 많이 들어주다 보니 제 생각을 잘 알고, 고생했다고 해주는 말이 고마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주형이 프랑스 파리 기앙쿠르에 위치한 르 골프 내셔널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라운드를 마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주형은 자신의 눈물이 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 때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달을 못 따서 우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며 “사실 17번 홀 정도부터 (감정이) 올라왔다”고 했다.

김주형에게 이번 올림픽이 큰 국제대회에의 첫 출전경험은 아니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승, 마스터스나 US오픈 등 출전 경력도 있다.

그는 “대회가 끝나고 이렇게 울음이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도 컸다”고 했다. 이어 “우리 남자 골프가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어서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며 “제가 메달을 따면 대한민국 골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감정들이 대회가 끝나고 (복합적으로 터져)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경험이 어떤 것인지 잘 느꼈고,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가 왜 그렇게 자주 우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주형은 “제가 아마추어 시절에 나라를 대표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프로가 돼서 이런 기회를 얻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장에 한국 팬 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더 감동받았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저도 성숙해진 느낌이 들고, 앞으로 남자 골프도 양궁과 같은 종목처럼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