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영 대표 케이티 그라임스가 경기 직후 콜라를 들고 있는 모습과, 트라이애슬론 뉴질랜드 대표팀 의료 책임자가 콜라 병 뚜껑을 따 둔 채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장면. /인스타그램·WSJ

2024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가운데 수영 종목이 끝난 뒤 코카콜라를 마시는 선수들의 모습이 잇달아 포착됐다. 이는 콜라에 포함된 산성이 센강의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미신 때문이었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7일(현지 시각) WSJ에 따르면, 이번 파리올림픽의 경우 센강 수질 문제가 부각된 만큼 코카콜라를 마시는 선수들의 모습을 더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는 파리올림픽에서 센강 수질 문제가 부각된 만큼, 수영 후 콜라를 섭취하면 산성이 인간의 소화관을 따라 내려가면서 표백제와 비슷한 작용을 할 거라는 선수들의 믿음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에 호주 대표로 출전한 모에샤 존슨은 이런 이유로 콜라를 마셨다고 했다. 존슨은 “경기 중 체내로 들어온 오염물질을 씻어내기 위해 코카콜라를 마신다”라며 “코카콜라의 전설은 진실”이라고 했다.

다마 콜라의 산성이 오염물질을 없앤다는 선수들의 믿음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마리아 에이브레우 미국소화기병학협회장은 “인간의 위장은 코카콜라보다 더 많은 산성을 분비한다”며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더 많은 박테리아가 제거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결승점 통과한 후 구토하는 캐나다의 타일러 미슬로추크 선수. /소셜미디어

선수들이 경기 후 콜라를 마시는 것이 에너지 보충 등의 측면으로 봤을 때 도움이 되긴 한다는 반응도 있다. 콜라에 함유된 설탕이 지구력이 필요한 경기를 마친 선수들에게 유용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미국 수영 대표 케이티 그라임스는 “경기 후 글리코겐 수치를 즉시 올리기 위해 코카콜라를 마시라는 코치의 권유가 있었다”며 “다이어트 콜라는 안된다”고 했다.

강물이나 바닷물이 입안에 들어와 남은 특유의 거북한 향을 없애는 데 콜라가 일부 역할을 한다는 선수도 있었다. 이탈리아 수영 대표인 지네브라 타데우치는 바다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을 언급하면서 “입안에 남은 불쾌한 소금 맛 때문에 콜라를 마셨다”고 했다.

한편 센강은 올림픽 시작 전부터 수질 오염으로 선수들이 경기하기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파리시가 하수 처리시설 현대화와 오폐수 저장 탱크 건설 등 수질 개선 작업에 나섰지만, 대회를 앞두고 수질을 분석한 결과 수영 적합 기준치를 뛰어넘는 대장균·장구균 등이 검출됐다.

이 때문에 벨기에 등 일부 국가 선수들은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경기 후 선수들이 구토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29)는 결승점을 통과한 이후 10여차례 구토했고, 이런 장면은 중계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