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프랑스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파리 올림픽 폐막식이 열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1일 폐막한 2024 파리올림픽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성공적’이라면서도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테러 우려 속에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별 문제없이 무난하게 치러지며 올림픽을 ‘지구촌 축제’로 부활시켰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기대했던 올림픽 휴전이 무산되는 등 ‘평화의 올림픽’이 되는데는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는 11일 “파리 올림픽은 전반적으로 성공적 대회였다”고 평했다. 이 매체는 “파리올림픽조직위는 파리 시내의 세계적 명소를 내세운 임시 경기장들을 통해 예산을 절약하고 열린 올림픽 무대를 선보였다”고도 했다. 또 신종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열린 올림픽으로, 관중 동원에도 성공하면서 다음 대회인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가 이번 대회를 마치면서 새로운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갑작스런 조기 총선을 치르고, 새 정부 구성도 못한 상태에서 별 다른 사고 없이 잘 행사를 치러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사회 전 부문의 협력을 통해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라는 업적을 남겼다는 자부심은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은 그러나 올림픽이 여전한 세계의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도 지적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결국 참가하지 못했고, 세계 각지의 분쟁 또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올림픽 휴전’을 성사시키려 노력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르몽드는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면서, 이스라엘 선수단의 경호는 더욱 강화되어야 했다”며 이번 올림픽이 일정 내내 테러 우려에 시달렸음을 지적했다.

영국 매체들은 올림픽 이후 닥칠 프랑스의 정국 혼란 가능성에 주목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마크롱 대통령이 파리 올림픽과 리비에라 휴가지를 오가며 ‘엘리제궁의 임시직’이라는 비판까지 들었지만, 이제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며 마크롱이 새 총리 임명을 위해 거대 야당들과 힘겨운 줄다리기를 해야 할 것을 시사했다.

일간 가디언도 “파리올림픽은 성공적이었지만, 마크롱의 지지율은 지난달 초 25%에서 이달 1일 27%로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며 “폐막식이 끝나면 마크롱은 국내 정치의 어려움 속으로 다시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프랑스 대통령만큼 올림픽 폐막을 두려워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고, 프랑스 AFP은 “올림픽의 성공은 많은 프랑스인의 기대를 뛰어넘었지만, 올림픽이 인기없는 마크롱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에 새로운 자극이 될지는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