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이 열린 30일 인천 계양체육관. 두 팀이 20-19로 맞서던 2세트 후반, 대한항공이 2점 차로 달아나는 득점을 만들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심판진을 향해 달려갔다. 실점 이전에 상대의 수비 방해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코트 안까지 들어가 직접 동작을 취하며 강하게 항의했고, 판정이 번복되지 않자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경고를 받은 최 감독은 2세트가 끝난 후 코트를 교대할 때도 심판진을 찾아가 재차 항의했다.

블로킹 빈틈을 노려라 - 현대캐피탈 허수봉(맨 오른쪽)이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를 했고 2위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전에 올랐다. /연합뉴스

최 감독은 경기 후 국내 심판진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판정은 심판 권한이라 존중은 하지만, 외국의 기준과 너무 다르다”며 “이런 걸 보고 어린 아이들이 배구를 배우고 있다. 우리가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조금 더 강한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코트에서 강하게 항의한 것에 대해선 “긴장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1대3(25-20 23-25 23-25 17-25)으로 패했다. 최 감독은 “외국인 감독을 상대로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며 2차전 필승 의지를 다졌다. 대한항공은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감독에 이어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 3연패(連覇)에 도전 중이다. 최 감독은 “외국인 감독이 승승장구하고 있고, 남녀부 모두 외국인 감독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다. 국내 감독들이 더 심기일전해야한다”고 말했다.

/인천=김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