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그 자체’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더블헤더 경기를 각각 완봉승과 홈런 2개로 장식하며 역사를 썼다. 홈런 2방을 맞은 상대 투수도 경외심을 표했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9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총 111개의 공을 던지며 첫 완투를 완봉으로 장식했다. 시즌 9승(5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3.43.

이어 45분 휴식 뒤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출장, 3~4회 연타석 홈런을 폭발했다. 시즌 37~38호 홈런으로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를 질주했다. 오타니의 투타 활약으로 에인절스도 더블헤더 2경기를 독식, 4연승과 함께 최근 9경기 8승1패 상승세를 타며 가을야구 싸움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같은 날 완봉승을 거둔 선수가 홈런 2개를 친 것은 1961년 밀트 파파스, 1962년 페드로 라모스, 1971년 릭 와이즈, 소니 시버트에 이어 오타니가 역대 5번째. 그런데 한 경기에서 완봉승을 하고, 다른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친 것은 오타니가 역대 최초로 야구 역사상 손에 꼽힐 만한 하루를 보냈다.

홈런을 맞은 디트로이트 투수 맷 매닝(25)도 경외감을 표했다. 이날 더블헤더 2차전 선발로 나섰으나 오타니에게 3~4회 연속 솔로 홈런을 맞으며 5이닝 7피안타(3피홈런) 1볼넷 5탈삼진 7실점으로 시즌 2패(3승)째를 안은 매닝은 경기 후 리스펙 가득한 코멘트를 남겼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매닝은 “아마 오타니는 지금껏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야구 역사상 최고의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정말 대단했다”고 한껏 치켜세웠다.

이어 홈런을 맞은 것에 대해 매닝은 “오타니가 40홈런을 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오타니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카운트가 불리할 때도 승부를 들어갔다. 오타니와 승부를 피하지 않은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포수 제이크 로저스도 “완봉을 하고 홈런 2개라니 인상적이다. 믿을 수 없다”고 감탄했다.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 역시 “더블헤더 2경기 모두 오타니는 필드 최고의 선수였다. 1차전은 완전히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그를 가까이서 보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며 “오타니를 매우 존경하지만 그와 상대로 맞붙는 것은 괴롭다”고 치켜세웠다.

상대팀 감독과 선수도 하나같이 존경심을 표할 만큼 오타니의 존재감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