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5)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다.

북미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등 미국 복수 언론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6억 원)에 계약했다. 4년 뒤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조건이다”라고 보도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넥센 1차 지명된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 65홈런 515타점 69도루 581득점을 기록했다. 2022시즌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을 기록하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정규시즌 MVP를 석권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치고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가 11월 22일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필요한 이정후의 자료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제출했고, KBO는 24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정후를 포스팅해 줄 것을 요청했다.

KBO는 지난 5일 오전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이정후(키움)와 고우석(LG) 선수에 대한 포스팅 의사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12월 4일(미국 동부시간 기준)자로 공시했음을 통보 받았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정후는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과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는 부상으로 인해 86경기 타율 3할1푼8리 6홈런 45타점에 그쳤지만 이미 이정후의 실력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20개 구단이 영입전 참전 의사를 드러냈을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이정후 영입에 가장 열정을 보인 구단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지난 10월 피트 푸틸라 단장이 태평양을 건너 키움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이정후의 경기를 지켜보며 큰 관심을 드러냈고, 현지 언론에서도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가 자주 연결됐다. 최근 김하성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또한 김하성 영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최종 승자는 오랜 시간 이정후에게 공을 들인 샌프란시스코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의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를 통산 8차례 제패한 명문 구단이다. 가장 최근 우승은 2014년이었고, 포스트시즌은 2021년 디비전시리즈가 마지막이었다. 2022년 81승 81패 3위, 올해 79승 83패 4위에 그치며 가을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정후는 2017년 황재균에 이어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는 역대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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