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한국에 돌아올 수도 없는 상황. 메이저리그라는 꿈의 무대에 도전하고 싶었던 고우석. 시련의 시간이 끝나지 않는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명이었던 고우석은 지난 시즌을 마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닌 채로 스프링캠프 팀에 합류했다. 계약을 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느라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캠프에서 팀에 합류한 후 최선을 다한 고우석은 시범경기 등판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지 못했고, 결국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했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없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때문에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 기존에 입지를 다진 선수들이야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하더라도 곧바로 콜업 기회가 올 수 있지만,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나 다름 없다. 개막 로스터 경쟁에서 밀리면서 험난한 마이너리그 생활이 예고됐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처음에는 샌디에이고가 타고투저인 산하 트리플A팀 대신, 더블A팀으로 내려보내 고우석에게 적응 훈련을 시켰지만 그 역시 오래가지 않았다. 시즌 초반인 지난 5월 4일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고우석을 마이애미 말린스로 보내면서, 두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고우석은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잭슨빌 점보 슈림프에서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도 구단의 시선을 빼앗지는 못한듯 하다. 올 시즌 트리플A 성적은 26경기 2승2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이애미 구단이 12일(한국시각) 결국 고우석을 트리플A가 아닌 더블A 펜서콜라 블루와후스로 이동하면서 트리플A에서 더블A로 한단계 더 강등됐다.
난감한 상황이다.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도전에 나섰지만, 이대로라면 점점 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마이너리그 생활만 계속 이어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할 당시 마이너 강등 거부권을 넣었지만, 올해는 해당이 안된다. 내년부터 거부권이 있다.
그렇다고 한국에 돌아올 수도 없다. 고우석이 한국에 돌아온다면, FA가 아닌 포스팅 자격으로 나갔기 때문에 원 소속팀인 LG 트윈스에 컴백해야 한다. 하지만 규정상 첫 시즌 동안은 다시 복귀가 불가능하다. 올 시즌이 끝나야 돌아올 수 있다. 어떻게든 올 시즌에는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