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3일 애리조나전에서 7회 초 3루 도루를 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MLB(미 프로야구) 사상 첫 50홈런-50도루를 노리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한 경기에서 도루 3개를 했다. 2024시즌 44홈런-46도루를 기록 중인 그는 홈런 6개와 도루 4개를 추가하면 전인미답의 ‘50-50 클럽’ 가입한다. 다저스는 2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오타니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 경기에 1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4타수2안타 2볼넷 2득점 3도루로 활약했다. 전날 4타수 무안타로 주춤하다 하루 만에 타격 감각을 찾았다. 시즌 타율은 0.291에서 0.292로 올라갔다. 다저스는 11대6으로 이기며 전날 3대14 패배를 설욕했다.

오타니는 1회 안타, 3회 내야 땅볼에 이어 세 번째 타석이던 4회 2사 3루에서 볼 넷으로 걸어나간 뒤 2루 도루(44호)에 성공했다. 7회엔 1사 후 안타를 쳐 출루하더니 후속 무키 베츠 타석 때 2루와 3루를 연달아 훔쳐 시즌 45-46호 고지를 밟았다. 그는 지난달 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한 경기 3도루를 완성했다. 멀티도루(1경기 2개 이상)는 9번째였다. 오타니는 일본 출신 선수 중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도루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 기록은 스즈키 이치로가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무대에 입성했던 2001년에 작성한 56개다. 오타니는 올해 도루 50개를 시도해 46번 성공하고 단 4번 실패했다. 작년에 도루 20번 성공, 6번 실패했던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발전이다. 현재 MLB 전체 도루 2위(1위 엘리 델 라 크루즈 61개)다.

MLB가 지난 시즌부터 투수에 대해 피치 클락(투구 제한 시간)과 주자 견제 제한 규칙을 도입하고, 베이스 크기를 늘리면서 도루를 시도하는 주자에겐 유리해졌다. 2023시즌 메이저리그 30팀의 평균 도루 성공률 80.1%는 2021년의 75.7%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였다. 올해도 3일 현재 78.7% 평균 도루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투수·타자 겸업으로 유명한 오타니는 작년에 팔꿈치 수술을 하면서 올해는 지명타자로만 뛴다. 마운드에 서지 않으면서 남는 체력을 도루에 쏟는 분위기다. 그의 종전 한 시즌 최다 도루는 2021년 26개(10번 실패)였는데, 올해는 3년 전보다 이미 20개를 더 했다. 특히 8월 27경기에 나서 도루 15개를 했다. 이런 페이스라면 남은 24경기에서 도루 10개 이상이 가능하다. 오타니는 8월에 홈런은 11개를 쳤다. 지난 31일과 1일 홈런을 터뜨린 이후 2경기에선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50-50 가능성에 대해 “건강한 상태로 한 경기라도 더 출전하면 기회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팀 사정에 따라 남은 24경기를 다 소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저스는 83승55패로 내셔널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81승56패)와 밀워키 브루어스(81승57패)가 뒤를 쫓고 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2018년부터 작년까지 아메리칸리그에 속한 LA 에인절스에서 뛰며 리그 MVP(최우수선수)를 두 번 수상했으나 포스트 시즌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가 2024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한 이유도 우승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다저스가 일찍 ‘가을 야구’ 진출을 결정지을 경우 간판타자인 오타니를 무리시키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오타니의 의지가 대기록 도전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