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가을야구에서도 무서운 괴력을 뽐내며 생애 첫 월드시리즈 진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3볼넷 4득점 활약으로 팀의 10-2 완승에 기여했다. 시리즈 3승(1패) 고지를 선점한 다저스는 1승만 추가하면 2020년 이후 4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이날 전까지 포스트시즌 주자 없는 상황에서 22타수 무안타 3볼넷 11삼진으로 작아졌던 오타니. 4차전은 달랐다. 1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메츠 선발 호세 퀸타나를 상대로 선제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무주자 상황 첫 안타를 신고했다.

오타니는 퀸타나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가운데 높은 곳으로 들어온 90.8마일(146km) 싱커를 받아쳐 우중월 선제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가 422피트(128m), 타구속도가 117.8마일(190km)에 달하는 대형 홈런이었다.

오타니의 출루는 계속됐다. 1-1로 맞선 3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낸 뒤 토미 에드먼의 1타점 2루타가 터져 홈을 밟았고, 3-2로 근소하게 앞선 4회초에는 1사 1루에서 다시 볼넷으로 출루해 무키 베츠의 달아나는 2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오타니는 5-2로 리드한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베츠가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4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 후 “적지에서 어제, 오늘 모두 좋은 야구를 했다. 오늘의 기세를 내일로 연결하고 싶다. 내일 월드시리즈 진출을 결정 짓는다는 각오로 선수단 전체가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주자 없을 때 홈런을 친 비결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하는 일에는 변함이 없다. 타석에서는 늘 집중한다. 득점권 주자 유무 여부와 관계없이 내가 하는 일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날 다저스의 승리 공식은 ‘오타니 출루+베츠 해결’이었다. 오타니가 1번에서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3볼넷 4득점, 베츠가 2번에서 6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3득점 맹활약하며 메츠 마운드 격침에 앞장 섰다.

오타니는 “베츠를 보는 건 그냥 즐겁다. 누상에서 보면 항상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그가 치면 득점할 준비를 하게 된다. 1루에서도 2루에서도 베츠가 안타를 치면 홈으로 향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라고 베츠의 퍼포먼스를 치켜세웠다.

오타니의 첫 타석 대형홈런은 다저스 더그아웃에서 큰 화제가 됐다. 우측 발목 부상으로 4차전을 결장한 프레디 프리먼은 “알루미늄 배트로도 저렇게 날릴 수 없는데 오타니는 나무 배트로 저런 비거리를 내고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프리먼은 2022시즌에 앞서 다저스와 6년 총액 1억6200만 달러(약 2222억 원)에 계약한 MVP 출신 실력자다.

오타니-베츠 테이블세터의 활약 또한 프리먼을 놀라게 했다. 프리먼은 “오타니는 정말 공격적이었고, 베츠는 노련한 카운트 싸움으로 출루를 이뤄냈다”라며 “투수 입장에서는 둘을 상대하는 게 상당히 까다로울 것이다. 경기 시작부터 명예의 전당급 선수들을 만나는 게 아닌가. 그들이 지금처럼만 해주면 정말 어메이징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저스는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5차전 선발투수로 잭 플래허티를 예고했다. 메츠는 데이빗 피터슨이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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