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만에 아시아 대륙 최고의 축구 대항전을 유치하려던 한국 축구의 꿈이 불발됐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지가 카타르로 정해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7일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AFC 집행위원회 결과 2023 아시안컵 개최지가 카타르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18번째 대회가 될 2023년 아시안컵은 당초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중국이 개최를 포기하면서 장소를 다시 정하게 됐고, 한국을 포함해 카타르와 인도네시아가 유치 경쟁에 뛰어든 끝에 카타르가 최종 선택을 받게 됐다.

아쉬운 결과다.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63년 만에 다시 아시안컵 개최를 노렸던 한국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컬쳐를 활용, 축구와 문화를 결합한 축구 축제를 콘셉트로 잡고 적극적으로 유치 운동을 벌여왔다.

명분도 충분했다. 아시안컵이 보통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에서 번갈아가며 열렸기에 이번에는 동아시아 쪽에서 열려야한다는 인식도 강했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을 갖춘 카타르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위해 준비한 최고급 인프라와 오일 머니 등을 앞세워 우위를 점했고, 결국 한국은 집행위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한편 카타르는 2022 월드컵, 2023 아시안컵, 2030년 하계 아시안게임 등 메가 이벤트를 연달아 개최하게 됐다.

샤이크 알 칼리파 AFC 회장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아시아 축구 가족을 대표해 카타르의 아시안컵 개최권 획득을 축하한다. 또한 개최 의사를 밝혔던 한국과 인도네시아에도 감사를 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칼리파 회장은 "카타르의 국제 스포츠 행사 개최 실적, 인프라, 그로 인해 터득한 세심한 운영 능력은 전세계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개최지가 카타르로 정해지면서, 대회는 카타르의 무더운 여름을 피해 2024년 1~2월로 시기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칼리파 회장은 “개막까지 짧은 시간임을 감안할 때 힘든 작업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카타르가 갖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프라와 ‘아시아의 보석’이라는 명성은 훌륭한 대회를 약속할 것”이라며 신뢰를 표했다.

카타르가 2023 아시안컵 개최권을 따냈다.(A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