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캡처=후스코어드닷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6라운드 최고의 왼쪽 윙백은 ‘골든보이’ 이강인(마요르카)이었다.

캡처=마요르카 구단 SNS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라리가 36라운드 베스트11을 공개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엘체의 테테 모렌테를 비롯해, 비야레알의 니콜라 잭슨, 페페 레이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사울 니게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왼쪽 윙백 자리가 이채로웠다. 이강인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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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26일 스페인 마요르카 손모이에서 펼쳐진 2022~2023시즌 라리가 36라운드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왼쪽 윙백으로 나섰다. 마요르카는 3-4-3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은디아예-무리키-카데웨어, 허리에 이강인-바바-로드리게스-마페오, 스리백에 코페테-발젠트-하지카두니치, 골키퍼 라이코비치가 나섰다. 이강인은 왼쪽에서 공격과 수비를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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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치 않은 자리였다. 경기 초반에는 밀고 올라오는 상대 윙어를 막는데 주력했다.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존재감을 보였다. 날카로운 킥을 앞세워 기회를 만들어냈다. 세트피스 킥을 전담했다. 전반 발렌시아가 근소한 우위를 보였지만, 0-0으로 마무리됐다. 마요르카는 후반 시작과 함께 은티아예를 빼고 코스타를 투입했다. 이강인의 위치도 주로 뛰는 중앙으로 이동했다.

캡처=마요르카 구단 SNS

몸에 맞는 옷을 입은 이강인은 맹활약을 펼쳤다. 후반 19분 결승골을 만들었다. 이강인이 자로잰듯 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무리키가 헤더로 밀어넣었다. 이강인의 시즌 11번째 공격포인트였다. 시즌 5호 도움. 이강인은 마요르카가 전원 수비로 나서는 가운데, 역습의 선봉으로 나섰다. 환상적인 드리블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 26분에는 터치라인 부든에서 환상적인 볼터치와 드리블 돌파를 보여줬다. 이강인은 후반 38분 산체스와 교체돼 나올때까지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결국 마요르카가 1대0으로 승리를 했다. 이 승리로 마요르카는 승점 47점으로 리그 11위로 올라섰고, 1부 잔류를 결정지었다.

사진=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공식 SNS 캡처

이강인은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으로 양 팀 통틀어 최고인 평점 8점을 받았다. 드리블은 4회 시도해 100% 성공했다. 키패스도 3번이나 시도했다. 라리가 공식 경기 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특유의 날선 패스와 정확한 킥, 유려한 드리블, 환상적인 퍼스트 터치와 신박한 탈압박, 단단한 볼키핑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사진=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공식 SNS 캡처

재밌는 것은 경기 후 아기레 감독의 멘트였다. 그는 자신의 전술적 실수를 인정했다. 이강인을 윙백으로 기용한데 대한 질문에 "발렌시아를 무너뜨리기 위해 이강인을 선택했는데 실험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페르난데스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좀 걱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반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후반엔 훨씬 눈에 띄는 팀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기레 감독은 "내가 실수를 했다. 우리는 그 포지션에 인원이 부족했다. 페르난데스를 넣을 수도 있었지만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투입하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해 이강인을 선택했는데 실험이 잘 안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후반전엔 팀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캡처=마요르카 SNS

그럼에도 이강인은 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익숙치 않은 위치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은 5대 리그 최고의 드리블러로 공인 받으며, 빅클럽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성공률 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드리블러로 평가받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리오넬 메시를 크게 앞서고 있다. 성공 횟수도 5~6위권이다. 그야말로 드리블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스페인 내에서도 'KING'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6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두자릿수 공격포인트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2일 프리메라리가 2022-2023시즌 '올해의 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리는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페데리코 발베르데, 토니 크로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프렝키 더용, 페드리, 파블로 가비(이상 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가 올해의 팀 후보에 오른 것은 이강인이 처음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라리가 30라운드 베스크 골에도 선정됐다. 이강인은 무려 65%의 득표율로 라파 미르, 알렉스, 센테예스, 페란토레스를 따돌렸다. 이강인은 헤타페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70m를 질주한 뒤 날카로운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던 손흥민의 번리전 골이 연상되는 환상골이었다. 이강인의 라운드 베스트골 수상은 한국 선수 중 최초다. 또 이강인은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 마르코 아센시오(레알 마드리드),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4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가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오른 것도 이강인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마요르카를 떠날 것이 유력하다. 이강인에게는 1700만유로 정도로 알려진 바이아웃이 있다. 현재 맨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베티스, AC밀란, 애스턴빌라, 나폴리 등이 이강인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은 물론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 여러 빅리그에서 이강인을 원하고 있다. 점점 이강인 영입을 노리는 클럽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강인 영입전은 시즌 종료 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테크니션을 데려가는데 1700만유로 면 그리 비싼 금액은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