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가 감독이었으면, 히샬리송 부활했을까?’
영국 데일리 메일은 18일(한국시각)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은 더 따뜻하고, 더 포용적이며, 덜 억압적 환경처럼 느껴진다. 감정에 너무 개방적인 플레이어의 삶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확실히, 전임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 대한 비판이 녹아 있다. 직접전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콘테 감독 체제 하에서 히샬리송의 부활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매체는 '토트넘은 덜 억압적 환경'이라고 했다. 부진했던 기존 선수들에 대한 기회가 좀 더 많다는 의미다. 콘테 감독은 세계적 명장이다. 지난 시즌 강력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토트넘을 상위권으로 이끄려고 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지원과 체계는 콘테 감독과 맞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축구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는 강력한 원칙을 가지고 그동안 승승장구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에게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가담을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손흥민과 비슷한 행동반경을 가지고 있는 이반 페리시치를 기용하면서, 두 선수의 위력을 반감시켰다.
물론, 콘테 감독이 원하는 축구가 됐다면, 이런 비판은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사령탑은 팀 상황에 맞는, 기존 선수들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했다.
게다가 콘테 감독의 축구는 차가웠고, 기계적이었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자, 콘테 감독은 폭발했다. 공개 인터뷰에서 선수들을 비판했다. 일정, 근거가 있는 비판이기도 했지만, 현지 매체에서는 갑론을박이 많았던 논쟁 거리였다. 결국 지난 시즌 토트넘은 추락했다. 손흥민은 '콘테 감독의 경질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결국 콘테 감독과 토트넘은 잘 맞지 않았다.
이 시스템 속에서 계속 부진했던 히샬리송이 부활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매체에서 언급한 '감정에 너무 개방적 플레이어'는 히샬리송을 의미한다.
히샬리송은 올 시즌 그라운드 안팎에서 시련이 많았다. 특히, 대표팀 차출 기간에 눈물을 흘리며 주변의 금전적 문제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심리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축구'로 풀었다.
EPL 5라운드 셰필드전에서 후반 교체된 히샬리송은 결정적 동점골을 터뜨렸다. '캡틴' 손흥민은 히샬리송을 따뜻하게 안아줬고, 경기가 끝난 뒤 가진 홈 팬과의 인사에서도 히샬리송을 가리키며 '이 경기의 주인공'이라고 했다.
에이스이자, 팀의 주장, 그리고 리더로서 품격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과 달리 확실히 활기가 넘친다. 예기치 않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 시발점은 제임스 매디슨과 파페 사르, 그리고 이브 비수마였다. 세 명의 선수는 강력한 활동력과 번뜩이는 2선 침투로 토트넘 공격 축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 중심 축은 손흥민이 잡았다. 왼쪽 윙어 뿐만 아니라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링커 역할을 했다. 매디슨, 사르, 비수마 등의 맹활약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번리전에서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 해트트릭을 터뜨리자, 토트넘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서로를 얼싸안고 기뻐했다. 라커룸 분위기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절정의 모습이었다.
셰필드전에서 토트넘은 고전했다. '침대축구'를 연상시키는 선수비 후역습 시스템에 토트넘의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선제골까지 허용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과 함께 브레넌 존슨을 투입했고, 거짓말 같은 히샬리송의 동점, 클루셉스키의 역전골까지 터졌다.
토트넘은 4승1무. 흐름은 더욱 좋다. 고민이던 중앙 공격수 히샬리송의 부활. 게다가 그동안 상승세를 달린 원동력 손흥민, 클루셉스키, 매디슨, 사르, 비수마, 로메로 등이 모두 건재한 상황이다. 여기에 리그 최고의 스피드를 지닌 '웨일스 특급' 존슨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토트넘의 옵션은 더욱 많아졌고, 포스테코글루 특유의 공격축구를 구사할 카드가 늘어난 상태다.
단, 이 모든 것은 토트넘의 시스템과 분위기가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의 탈의실은 빡빡하다. 모두가 경기하고, 달리고, 서로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했다. 확실히, 전임 콘테 감독 체제 하에서 보이지 않았던 토트넘의 모습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