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비록 '강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넘진 못했지만 황인범(26, 츠르베나 즈베즈다)은 번뜩였다.

즈베즈다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1승의 맨시티는 조 1위, 1패의 즈베즈다는 3위로 시작했다.

황인범은 즈베즈다의 5-3-2 포메이션에서 중원 한 자리를 맡아 8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선제골 기점 역할과 전진 패스, 탈압박 능력을 뽐냈다.

맨시티가 공격의 포문을 열었지만 득점을 먼저 터트린 쪽은 즈베즈다였다. 전반 44분 역습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 중원에서 바운드된 볼을 황인범이 오른발로 공을 툭 건드려 맨시티 진영으로 공을 보냈다. 이는 즈베즈다 동료 한 명을 거쳐 문전으로 빠르게 달려 들어가는 부카리에게 연결됐다. 부카리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교묘하게 피하고 슈팅을 날려 득점에 성공했다. 비디오판독을 거려 부카리의 골이 인정됐다.

전반전은 즈베즈다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맨시티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동점골을 작렬했다. 아크 정면에 있던 홀란은 오른쪽에 있던 알바레스를 보고 공을 툭 건넸다.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은 알바레스는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즈베즈다의 골망을 갈랐다. 공을 받기 위해 달려들어가는 알바레스를 보고 황인범이 힘껏 따라갔지만 그를 수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15분 맨시티가 경기를 뒤집었다.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왼쪽 박스 바로 밖 프리킥 키커로 ‘동점골 주인공’ 알바레스가 나서 기가 막힌 궤적으로 가는 슈팅으로 ‘멀티골’을 알리는 득점에 성공했다.

분위기가 맨시티 쪽으로 기울었지만 황인범은 부지런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후반 16분 맨시티의 허를 찌르는 전진 패스로 역습 찬스를 만들었다. 그는 최종 슈팅을 가져가기도 했다. 그러나 슈팅이 다소 약해 공은 골키퍼 품으로 향했다. 1분 뒤엔 즈베즈다 진영에서 맨시티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잘 지켜냈다.

이날 경기는 황인범에게 의미가 컸다.

그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갈등이 있었던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나와 즈베즈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즈베즈다는 지난 시즌 세르비아 프로축구 우승을 차지해 이번 UCL 출전 기회를 얻었다. 황인범이 즈베즈다로 이적을 고려한 이유 중 하나다.

황인범은 UEFA 유로파리그(UEL)와 유로파콘퍼런스리그(UECL)는 경험해 봤지만 UCL은 이날이 데뷔전이었다. 승리와 연이 닿진 않았지만 출중한 개인 기량은 숨겨지지 않았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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