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리버풀이 손흥민(32)의 소속팀 토트넘을 경계하고 나섰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 경과는 완전히 다른 의견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가진 번리와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승점 54(16승 6무 2패)를 쌓으며 리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5일 아스날 원정에서 1-3으로 대패한 아쉬움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 없는 상태다.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승점 52(16승 무 3패)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최근 6연승 포함 8경기 무패(7승 1무) 행진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리버풀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3위 아스날 역시 무섭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역시 승점 52(16승 4무 4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우승 경쟁은 사실상 리버풀, 맨시티, 아스날 3개 클럽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4위지만 살짝 떨어져 있다. 승점 47(14승 5무 5패)을 기록해 리버풀과는 7점 차로 벌어진 상태다. 최근 5경기 무패(3승 2무) 중이지만 우승 경쟁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렇지만 클롭 감독은 토트넘도 우승 후보라고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영국 'BBC'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타이틀 경쟁에 대해 "매주 경쟁이라는 것을 안다"면서 "이번에 엄청난 승리를 거둔 토트넘을 추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같은 날 브라이튼과 홈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아시안컵을 마치고 돌아온 손흥민이 교체로 투입돼 후반 추가시간 막판 결정적인 크로스로 브레넌 존슨의 극장골을 이끌어냈다.

클롭 감독은 "2주 전 우리는 완벽한 스쿼드를 가졌다. 2주 후 우리는 각 영역에서 부족한 상태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면서 "당신이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그것을 통과하기 위해 운이 필요하다. 마지막까지 싸워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 8승 2무로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첼시와 11라운드 경기서 와르르 무너졌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기가 퇴장을 당하고 미키 반 더 벤과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1-4로 완패했다.

순식간에 주전들을 잃은 토트넘은 1무 4패를 기록, 추락했다. 얇은 스쿼드가 주전들의 공백을 받쳐주지 못했다. 게다가 손흥민, 이브 비수마 등이 각각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으로 빠지면서 힘든 여정이 불가피한 토트넘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다시 전열을 갖췄다. 매디슨, 반 더 벤 등 부상자들이 복귀했고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던 손흥민과 비수마도 합류했다. 다시 시즌 초반 완전체로 돌아온 것이다. 게다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티모 베르너, 라두 드러구신, 루카스 베리발을 영입해 보강도 마쳤다.

브라이튼전이 상징적인 경기였다. 토트넘은 전반 17분 만에 선제골을 내줘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 16분 파페 사르의 동점골이 터졌고 곧바로 손흥민, 존슨, 비수마가 투입돼 흐름을 바꿨다. 그리고 역전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토트넘이 좀 더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할 것이라 보고 있다. 무엇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벤치 옵션 운용 범위가 확대된 만큼 톱 4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클롭 감독과 달리 맨유 레전드 감독 퍼거슨 경은 토트넘에 부정적이었다. 퍼거슨 경은 영국 '스카이스포츠 레이싱'에 출연, 토트넘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웃으며 "아니"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어 그는 "1961년이 마지막 그들의 우승이었다. 오래됐다"면서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주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토트넘이 맨유보다 우승할 가능성이 높은지 질문을 달리해서 묻었지만, 퍼거슨 경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그럴 일은 없다"고 다시 거침 없이 대답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 6위(승점 38)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960-1961시즌 이후 무려 63년 동안 우승이 없는 상태다. 당시 토트넘은 FA컵을 동시에 거머쥐며 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2016-2017시즌 준우승을 차지, 리그 우승에 근접하기도 했던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풋볼리그(EFL)컵 우승 이후 아무런 트로피를 수집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사실상 무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EFL컵은 지난해 8월 2라운드서 풀럼에 패하며 탈락했고 FA컵은 지난 1월 4라운드서 맨시티에 졌다.

지난 시즌 8위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없는 토트넘은 이제 프리미어리그 우승만 노릴 수 있다. 과연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에서 사임하는 클롭 감독의 예의상 하는 말로 끝날 지 토트넘의 행보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