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조지아 선수들이 포르투갈을 꺾고 유로 2024 16강 진출에 성공한 후 기뻐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74위 조지아가 6위 포르투갈을 완파하고 유로 2024 16강 진출 기적을 썼다.

조지아는 27일(한국 시각)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포르투갈과 벌인 F조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 나스르)가 버티는 포르투갈은 2016년 대회 우승을 포함해 역대 유로 4강에만 5번 오른 강팀. 반면 조지아는 유로 본선 출전이 처음이었다. 16강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조지아였는데, 최종전 상대가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포르투갈이었기에 그들의 승리는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조지아가 분위기를 잡았다. 전반 2분 포르투갈 수비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공격을 전개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23·나폴리)가 선제 골을 넣었다. 포르투갈은 동점과 역전을 만들기 위해 파상 공세를 퍼부었으나 정작 추가 득점을 뽑아낸 건 조지아였다. 후반 12분 조지아는 VAR(비디오 판독)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조르지 미카우타제(23·메스)가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포르투갈은 점유율 68-32, 슈팅 수 23-7 등 경기력에서 앞섰지만 결정력에서 밀렸다. 조지아는 유효 슈팅 3개 중 2개를 골로 연결하는 등 집중력이 빛났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국이 경기 막판 손흥민의 ‘폭풍’ 드리블과 황희찬의 마무리로 2대1 역전 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던 모습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조지아는 F조 3위(1승 1무 1패·승점 4)로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7일 유로 2024 조별리그 3차전에서 조지아에게 패한 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같은 조 튀르키예는 체코를 2대1로 물리쳤다. 포르투갈과 튀르키예가 나란히 2승 1패(승점 6)를 거뒀는데, 승자승 원칙으로 포르투갈이 조 1위가 됐다. 포르투갈은 앞서 튀르키예를 3대0으로 이겼다.

E조에선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가 1대1, 우크라이나와 벨기에가 0대0으로 비겼다. 4팀이 모두 1승 1무 1패(승점 4)로 동률이 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루마니아와 벨기에는 골 득실(+1)까지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루마니아(4골)가 벨기에(2골)에 앞서 조 1위가 됐다. 슬로바키아(골 득실 0), 우크라이나(골 득실 -2)가 뒤를 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승점 4를 따고도 조 최하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래픽=백형선

이날 경기를 끝으로 유로 2024 조별 리그 일정이 마무리돼 16강 진출 팀과 대진도 확정됐다. 독일·스위스(A조), 스페인·이탈리아(B조), 잉글랜드·덴마크(C조), 오스트리아·프랑스(D조), 루마니아·벨기에(E조), 포르투갈·튀르키예(F조)가 각 조 1·2위 자격으로 16강에 직행했다.

각 조 3위 중 상위 4팀에게 주는 추가 16강 진출권은 D조 네덜란드·E조 슬로바키아·F조 조지아(이상 승점 4)와 C조 슬로베니아(승점 3·골 득실 0)가 차지했다. A조 헝가리(승점 3·골 득실 -3)와 B조 크로아티아(승점 2)는 탈락했다.

16강에서 스페인-조지아, 독일-덴마크, 포르투갈-슬로베니아, 프랑스-벨기에, 루마니아-네덜란드, 오스트리아-튀르키예, 잉글랜드-슬로바키아, 스위스-이탈리아가 맞대결을 펼친다. 첫 경기는 30일(한국 시각) 오전 1시 스위스와 이탈리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