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소속 공격수 황희찬. / 로이터 연합뉴스

프리시즌 연습경기 도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공격수 황희찬이 인종차별적 모욕을 들은 것과 관련, 가해 선수가 소속한 구단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라는 황당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 구단은 17일 “당사자는 황희찬이 동료들로부터 ‘차니’라고 불리는 걸 보고 ‘자신이 재키찬(성룡)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무시하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의도적으로 폄하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우리는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반응으로 인해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에 실망했다”면서 오히려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최근 코모와의 연습 경기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인의 외모가 비슷하다고 여기는 것은 전형적인 인종차별이다. 지난 달 손흥민(토트넘)의 팀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손흥민과 손흥민의 사촌은 구별 못할 것”이라는 식의 말을 했다가 집중포화를 맞았던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코모는 황희찬과 성룡이 비슷하다는 발언이 인종차별과는 관련 없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울버햄프턴이 해당 발언 이후 격분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황희찬의 팀 동료인 다니엘 포덴세(포르투갈)는 발언 직후 상대 선수를 주먹으로 가격해 퇴장당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경기 후 “차니는 정말 실망스러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나는 경기를 그만두고 싶은지 (황희찬에게) 물었지만 그는 계속 경기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울버햄프턴은 공식 성명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번 사건에 대해 UEFA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