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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총선을 치른 5월 21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미초타키스 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집권당이 예상을 깨고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런 결과를 받아들고 월요일에 증시가 개장하자 아테네 ATG지수는 6.09% 급등했습니다. 주가지수가 하루 6% 넘게 뛰는 건 드문 일이죠. 하버드대 출신으로 런던 금융가에서 오래 일했던 미초타키스 총리의 친시장 노선에 안도하는 사람이 많았던 겁니다.
앞서 작년 10월 2일에는 브라질 대선 1차 투표가 있었습니다. 남미의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룰라 전 대통령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가고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습니다. 그러자 상파울루의 보베스파지수가 5.54% 급등했습니다. 극우 성향에 친기업 노선인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이 결선 투표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고, 룰라가 당선되더라도 강한 야당의 견제로 좌파 색채가 옅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죠. 결선 투표에서는 룰라가 이겼습니다.
원래 정치를 떼어놓고 경제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요즘은 정치가 경제를 휘젓는 현상이 예전보다 훨씬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리더의 성향을 보고 투자자들이 기민하게 움직입니다. 튀르키예 경제가 엉망인 건 저금리에 집착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해외 큰손들이 냉소적으로 보기 때문이죠.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시장이 들썩입니다. 최고경영자가 트럼프를 칭찬한 식품업체 고야에 대해 좌파들이 ‘보이콧(boycott)’을 펼치자 트럼프 지지자들이 고야 상품을 대거 사들이며 ‘바이콧(buycott)’을 전개하는 일이 있었죠. 공화당을 지지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갈수록 정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도 특정 정치인과 가까운 기업에 보이콧과 바이콧이 동시에 교차할지도 모릅니다. 총선·대선 결과에 따라 주가와 환율이 춤을 출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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