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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형 유통 체인 타겟이 한국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발표를 했습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에 있는 매장 9곳을 없앤다고 밝혔는데요. 적자라서가 아닙니다. 타겟은 “매장 내 상품의 도난과 손상이 심각해 회사와 고객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도둑질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매장 폐쇄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겁니다.
타겟뿐 아니라 월마트, 홈디포에도 강도와 도둑이 들끓고 있습니다. 미국 유통업체들이 2021년 한 해 동안 본 절도 피해는 1조달러에 달합니다. 급기야 애틀랜타의 한 월마트 매장은 내부에 경찰관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매장 안에 ‘미니 경찰서’가 등장하는 셈입니다. 물건 훔치는 건 양반이죠. 미국에서는 마약 복용과 총기 사고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유럽도 치안이 갈수록 나빠집니다. 제가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파리에서는 시내에 소매치기들이 득시글합니다. 지하철 문 앞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 문이 닫히기 직전 누군가 빼앗아 달아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범인 못 잡습니다. 샤를드골공항과 파리 시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정체 구간에서 강도 일당이 서행하는 차량의 유리창을 깨고 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건 흔한 일이죠.
미국·유럽에 비해 한국은 치안이 양호한 편입니다. 선진국 대도시에서는 동네별로 치안 상태가 천차만별이고, 이것이 집값에 꽤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런 현상이 서울에서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경제 활동이 꽃피우려면 안전 확보가 기본입니다. 선진국에서 치안이 악화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안전한 나라를 유지하면 국민들의 이익이 커질 수 있습니다. 투자나 여행을 결정할 때 안전 여부를 점점 더 따지게 될 테니까요.
치안은 경찰의 몫입니다. 물론 수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겠죠. 그래도 적지 않은 국민이 경찰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수사보다는 치안 확보라고 생각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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