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6096

미국의 대형 유통 체인 타겟이 한국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발표를 했습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에 있는 매장 9곳을 없앤다고 밝혔는데요. 적자라서가 아닙니다. 타겟은 “매장 내 상품의 도난과 손상이 심각해 회사와 고객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도둑질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매장 폐쇄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겁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 토팡가 쇼핑몰에 있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강도들. /LAPD X(옛 트위터)

타겟뿐 아니라 월마트, 홈디포에도 강도와 도둑이 들끓고 있습니다. 미국 유통업체들이 2021년 한 해 동안 본 절도 피해는 1조달러에 달합니다. 급기야 애틀랜타의 한 월마트 매장은 내부에 경찰관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매장 안에 ‘미니 경찰서’가 등장하는 셈입니다. 물건 훔치는 건 양반이죠. 미국에서는 마약 복용과 총기 사고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유럽도 치안이 갈수록 나빠집니다. 제가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파리에서는 시내에 소매치기들이 득시글합니다. 지하철 문 앞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 문이 닫히기 직전 누군가 빼앗아 달아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범인 못 잡습니다. 샤를드골공항과 파리 시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정체 구간에서 강도 일당이 서행하는 차량의 유리창을 깨고 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건 흔한 일이죠.

지난 8월 명품 가게가 몰려 있는 파리 시내 방돔광장의 보석 전문점 피아제에 도둑이 들어 1000만유로 이상의 명품이 도난당했다. 뒤늦게 경찰이 출동해 테이프로 범행 현장을 테이프로 둘러놨다./AFP 연합뉴스

미국·유럽에 비해 한국은 치안이 양호한 편입니다. 선진국 대도시에서는 동네별로 치안 상태가 천차만별이고, 이것이 집값에 꽤 영향을 미치는데요. 이런 현상이 서울에서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경제 활동이 꽃피우려면 안전 확보가 기본입니다. 선진국에서 치안이 악화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안전한 나라를 유지하면 국민들의 이익이 커질 수 있습니다. 투자나 여행을 결정할 때 안전 여부를 점점 더 따지게 될 테니까요.

치안은 경찰의 몫입니다. 물론 수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겠죠. 그래도 적지 않은 국민이 경찰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수사보다는 치안 확보라고 생각할 겁니다.

WEEKLY BIZ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6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