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중학교 교사가 길거리에서 목이 잘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표현의 자유를 가르친다며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화를 당했다. 범인은 이슬람교 신자였으며,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뉴스채널 BFM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쯤(현지 시각) 파리에서 서쪽으로 30km쯤 떨어진 소도시 콩플랑-생트-오노린에서 사뮈엘이라는 이름의 47세 남성 중학교 역사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 근처의 길거리에서 목이 잘린 채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인에게 흉기를 내려놓을 것을 요구했고, 범인이 불응하자 현장에서 사살했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살해 직후 현장에서 “알라신은 위대하다”는 쿠란 구절을 외쳤다고 증언했다. 교사의 몸통과 머리는 몇 m 떨어져 있었다.
프랑스 언론은 경찰을 인용해 범인이 아불라크라는 이름의 18세 남성이며, 모스크바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러시아 내 자치 지역인 체첸공화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 체첸공화국 주민의 절대 다수는 수니파 이슬람교를 믿는다. 프랑스에는 체첸 출신 이주민들이 3만명 가량 살고 있다.
사살된 범인은 트위터에 “알라신을 받들어 무함마드를 조롱한 마크롱의 강아지 중 하나를 처단했다”는 글과 함께 자른 목의 사진을 띄웠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전했다. 프랑스 경찰은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밤 범행 현장을 찾아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살해된 교사는 이달 초 수업 시간에 표현의 자유를 설명한다는 취지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발행했던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샤를리 에브도의 만화는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내용으로서, 이에 앙심을 품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2015년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 난입해 편집장을 비롯한 10명을 총기로 살해하는 참사가 벌어졌었다.
프랑스 언론은 살해된 교사가 수업 시간에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만화를 보여줬다는 사실이 학교 주변에서 소문이 났고, 학부모 중 일부가 소셜 미디어에 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범인은 이런 소식을 접하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프랑스 정보당국은 평소 테러 요주의 인물의 명단을 만들어 동태를 감시하고 있지만 이번 교사 살해 사건을 저지른 범인은 정보당국에 포착되지 않은 인물이라고 BFM은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샤를리 에브도 사건과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고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비난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샤를리 에브도의 만화가 점잖은 풍자가 아니라 지나치게 무함마드를 비하하고 조롱하기 때문에 무슬림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