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가 결국 전국에 두번째 봉쇄령을 내렸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하루 확진자가 4~5만명에 달하자 지난 봄에 이어 다시 국민들의 발을 묶기로 한 것이다.
28일(현지 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TV 담화를 통해 30일 0시부터 최소한 한달간 전국에 이동 금지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3월 17일 봉쇄령을 내렸다가 5월 11일 해제한 이후 5개월만에 다시 봉쇄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일부터 재택 근무를 원칙으로 하며 공장과 필수 불가결한 사업장, 공공기관을 빼고는 모두 문을 닫게 된다. 식당·술집은 영업이 전면 중단된다.
집 밖에 나가려면 정부가 인정한 사유에 한해 이동 허가서를 작성해 지참해야 한다. 생활 필수품을 사러 장을 보러 가거나 병원에 갈 수는 있다. 운동 목적으로 외출하는 것도 집에서 1㎞ 이내인 곳까지는 허용된다. 정부가 인정한 사유 이외의 이동을 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
학교는 대학만 폐쇄할 뿐 유치원과 초·중·고는 그대로 수업을 진행한다. 학교를 전면 폐쇄했던 지난 봄의 봉쇄령보다는 다소 느슨하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거나 데려오는 것은 이동 허가서를 작성하면 가능하다. 마크롱은 “2차 확산은 1차 때보다 더 강력한 게 분명하다”며 “중환자실의 환자의 절반이 코로나 감염자”라고 했다.

가을 들어 유럽에서 전국 단위의 봉쇄령을 내린 나라는 아일랜드에 이어 프랑스가 두번째다. 프랑스는 누적으로 123만여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그중 3만5785명이 사망했다. 지난 25일 5만2010명이라는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이 나왔으며, 28일에도 3만6437명의 확진자가 집계됐다.
이달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자 마크롱은 지난 17일부터 파리 등 주요 도시에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고, 24일부터는 야간 통행금지 대상 지역을 대폭 확대했지만 별다른 방역 효과가 없다 결국 다시 봉쇄령을 내렸다. 프랑스의 보건 전문가들은 봉쇄령을 다시 내리지 않으면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이동 금지령은 12월 1일까지 일단 지속되고 이후 확진자와 사망자 추이를 감안해 2주 단위로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마크롱은 “크리스마스 때는 사람들이 다시 모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독일도 11월 2일부터 준봉쇄령을 시행하기로 했다. 술집과 마사지 가게는 문을 닫아야 하며 식당은 테이크아웃만 허용된다. 관광업을 정부 차원에서 중단시킨다.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장중 프랑스의 2차 봉쇄 방침이 발표되면서 3%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마크롱이 TV담화를 갖기 전에 마감한 프랑스 증시는 2차 봉쇄령 발표가 확실시된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3.4%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