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시 미테구 시내 중심부에 1년 시한의 허가로 세워졌다가 일본의 반발로 철거 위기에 놓였던 ‘평화의 소녀상’이 영구히 머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베를린시 미테구 의회는 1일(현지 시각) 소녀상을 영구 보존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24표, 반대 5표로 통과시켰다. 베를린 지방정부의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좌파연합(사민당·녹색당·좌파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졌다.
구의회의 결의안에 따라 미테구청은 소녀상을 계속 설치해두도록 허가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결의안을 발의한 틸로 우르히스 의원(좌파당)은 “소녀상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성폭력이라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전쟁 시 성폭력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했다.
독일 내 민간단체인 코리아협의회는 지난 9월 25일 미테구청으로부터 1년간의 허가를 얻어 독일 내 공공장소에서는 처음으로 소녀상을 세웠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반발해 철거를 요구하자 미테구청은 10월 7일 일주일 안에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베를린 시민과 교민들을 중심으로 철거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코리아협의회가 법원에 철거 명령을 정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반발이 일자 미테구는 10월 13일 철거를 보류하겠다며 물러섰고, 이어 구 의회가 영구 설치를 결의한 것이다.
미테구 의회의 결의안 채택에 대해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2일 “이번 결정은 일본 정부의 입장 및 그간의 대응과 양립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