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지난해 12월 24일 한 남성이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 예방 백신을 맞고 있는 모습/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말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줄곧 접종 속도에서 세계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7일을 전후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선두로 올라서고 이스라엘은 2위로 밀렸다. UAE가 접종 속도 1위를 차지한 비결은 무엇일까.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7일 기준으로 UAE는 전체 인구 대비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국민의 비율이 41.1%로서 40.2%인 이스라엘을 추월하며 세계 1위로 나섰다. 이 비율은 줄곧 이스라엘이 선두에 있었지만 뒤집혔다.

UAE는 1분기에 전체 인구 977만명의 절반에게 접종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현재 속도라면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센터 안내판/AFP 연합뉴스

인구 100명당 하루 접종자 숫자(7일 기준)로 보더라도 UAE가 1.42명으로서 세계 1위, 이스라엘이 1.11명으로 2위였다. 이 지표도 이스라엘이 꾸준히 1위였지만 UAE와 역전됐다.

UAE가 백신 접종 속도를 급속도로 빨리 끌어올린 비결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백신을 대량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UAE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EU(유럽 연합)보다 3~4일 빠른 작년 12월 23일부터 접종하기 시작했다.

이어 1월말부터는 중국의 시노팜(중국의약그룹) 백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도 함께 접종하고 있다. 따라서 주로 화이자 백신만 국민들에게 맞히고 있는 이스라엘보다 접종 속도가 더 빠르다.

8일 두바이의 한 접종센터에서 중국 시노팜 백신을 한 남성이 접종하고 있다./AP 연합뉴스

UAE는 중국 백신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작년 6월부터 일찌감치 자국 내에서 시노팜 백신의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특히 UAE는 자국에서 실시한 시노팜 백신에 대한 3상 임상 시험 결과 86%의 효능을 자체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UAE는 12월에 시노팜, 1월에 스푸트니크V를 잇따라 승인한 뒤 1월말부터 시노팜과 스푸트니크V 백신을 화이자 백신과 병행해 접종하는 중이다. UAE에서는 미국, 유럽이 겪는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UAE는 보건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집에서 가까운 접종센터를 알려주고 예약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게다가 UAE의 핵심인 두바이에서는 고령층을 위해 가정 방문 접종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에 접종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접종하러 나오지 않던 고령자들이 백신을 맞고 나면 젊은층이 맞는 순서가 더 빨리 돌아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