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손의 아내 메건 마클은 미국 CBS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에 시어머니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의 팔찌를 차고 나왔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이 팔찌는 카르티에 제품으로, 다이애나가 숨지기 전 마지막 2~3개월 동안 여러 차례 공식 행사 때 찼던 것이다. 왕실의 냉대를 겪은 다이애나는 1995년 BBC 인터뷰에서 남편 찰스 왕세자의 불륜을 폭로한 뒤 이혼했고,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마클이 인터뷰에 다이애나의 팔찌를 차고 나온 건 다이애나를 연상시켜 자신도 영국 왕실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영미권 언론에서 나왔다. 마클은 2018년 해리와의 결혼식 리셉션 때 다이애나가 생전에 갖고 있던 반지를 끼고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해리 왕손도 다이애나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말을 했다. 그는 “우리가 왕실을 떠나기로 한 결정을 어머니가 알았다면 매우 슬퍼했을 것”이라며 “(우리 부부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전개됐는지 어머니가 안다면 매우 분노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어머니의 존재를 느꼈다”고도 했다.
마클은 이날 눈매를 강조한 화장을 하고 나왔는데, 다이애나가 1995년 BBC 인터뷰에 응했을 때 검은색 아이라이너를 그리고 나왔던 것과 비슷하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다이애나는 당시 인터뷰에서 남편 찰스 왕세자의 옛 애인이자 현재 재혼한 부인인 카밀라 파커 볼스를 언급하며 “결혼을 셋이서 해서 좀 복잡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해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왕실을 떠나 미국 LA로 거주지를 옮긴 이유에 대해 “역사가 반복될까봐 겁이 났다”고 했다. 어머니 다이애나가 언론의 과도한 관심 때문에 힘들어했고,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것과 비슷한 일이 아내에게 생겨서는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은근히 어머니 다이애나와 아내 마클을 동일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