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별세를 집중 보도하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12일(현지 시각)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날까지 적어도 11만994명의 시청자가 필립공 보도와 관련해 BBC에 항의했다. BBC는 지난 9일 필립공이 별세하자 다른 프로그램을 중단한 채 특별 추모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이와 관련해 예정된 프로그램을 볼 수 없게 된 시청자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텔레그래프는 “방송 프로그램 편성에 대한 불만으로는 역대로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했다.
BBC는 9일 필립공이 별세했다는 속보가 나오자 BBC One과 BBC Two 채널의 일반 편성 프로그램을 일제히 중단하고 두 채널에서 모두 필립공에 대한 특별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일부 축구 중계를 취소해버린 것이 축구팬들의 큰 불만을 샀다. 요리 프로그램인 ‘마스터셰프’나 연속극 ‘이스트엔더스’가 결방한 것도 시청자들이 분노한 이유라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BBC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우리가 하는 역할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불만이 쇄도했을뿐 아니라 시청률도 떨어졌다. BBC One의 경우 9일 시청률이 평소보다 6% 낮았다.
BBC뿐 아니라 민영방송 ITV도 필립공의 별세 소식을 다룬 뉴스를 집중 편성하면서 시청률이 평소보다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왕실 소식에 대해 관심이 없는 영국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