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내에서 한 여성을 지하철역 계단 아래로 거칠게 밀어버린 북아프리카 출신 남성을 프랑스 정부가 추방했다.
5일(현지 시각)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파리 18구에서 지하철역 계단으로 한 백인 여성을 밀어 넘어뜨린 한 남성을 지난 2일 추방하고, 향후 프랑스 영토에 입국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 남성은 북아프리카계이며, 스페인 국적을 갖고 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보도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4월 16일 파리 지하철 12호선의 ‘포르트 드 라 샤펠’역 입구에서 벌어졌다. 한 백인 여성과 북아프리카계 남성이 이유를 알 수 없는 말다툼을 벌였다. 평소 아는 사이는 아니며, 거리에서 우연히 시비가 붙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였다. 말다툼이 벌어진 가운데 여성은 화가 나서 갖고 있던 물건을 바닥에 집어던지고 손으로 남성을 한 차례 때리려고 했다.
그러자 이 남성은 이 여성의 손길을 피한 다음 지하철역 계단으로 여성을 밀어버렸다. 힘에서 밀린 여성은 몸을 가누지 못한채 몇 계단 떠밀려 내려가면서 머리를 벽에 찍었고, 결국 난간을 잡고 쓰러졌다. 남성은 여성을 무시하듯 아무 일 없다는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이 장면을 지나가는 행인들이 영상으로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자 삽시간에 퍼졌다. 마를렌 시아파 시민권 담당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허용될 수 없는 폭력”이라고 했고, 경찰은 이튿날 해당 남성을 체포해 조사해왔다.
이 사건이 벌어진 파리 18구는 파리 시내 20개구 가운데 무슬림이나 흑인 비중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지역이다. 파리 20개구 중 집값이 가장 싼 동네다. 북쪽으로 중동·아프리카계가 몰려 사는 외곽도시 생드니와 맞닿아 있다.
시아파 장관은 단순히 폭력이라는 표현만 써서 성(性)이나 인종과 관련한 대결로 퍼지지 않도록 했지만 소셜 미디어에서는 ‘북아프리카계 남성의 프랑스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는 관점에서 논란이 됐다.
일부 프랑스인들은 이를 계기로 파리 18구나 생드니 지역에 북아프리카서 온 무슬림 이민자가 많고, 치안이 불안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