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앞바다에 축구장 400개 넓이의 거대한 인공 섬이 등장한다. 개발을 마무리하는 데 50년이 걸리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5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덴마크 의회는 ‘리네트홀름’이라는 명칭의 약 2.6㎢짜리 거대한 인공 섬을 만드는 계획을 담은 법안을 지난 4일 통과시켰다. 흙 8000만t을 매립해 조성할 리네트홀름에는 3만5000명이 거주하는 주택을 건설한다. 도로·터널·전철이 시내에서 연결된다.
건설 비용은 26억유로(약 3조5000억원)에 이른다. 2035년까지 섬의 형태를 만드는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섬 위의 모든 개발을 마무리하는 시기는 2070년으로 잡고 있다. 리네트홀름 건설 계획은 덴마크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엄청난 크기의 인공 섬을 건설하는 이유는 해수면 상승에 맞서 코펜하겐 시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덴마크 정부는 설명한다. 코펜하겐은 바다와 연결된 운하가 시내에 들어와 있다. 태풍, 파도, 조수 간만의 차이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바닷물에 의한 범람을 막으려면 방파제 기능을 하는 인공 섬을 항만 바깥에 만드는 게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게 덴마크 정부 입장이다.
인공 섬 주위로는 태풍, 해일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댐과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는 방어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갈수록 기후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도 내놓고 있다. 또한 집값이 비싼 코펜하겐의 주택 부족 문제도 함께 해결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국토가 좁은 덴마크는 인공 섬을 만들어 바다 위의 공간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축적한 나라다. 대표적으로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가 인공 섬 위에 지어져 있다. 또 2033년까지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축구장 18개 넓이의 인공 섬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올해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들이 리네트홀름 건설을 강하게 반대하는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워낙 규모가 커서 바다 생태계와 수질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인공 섬 건설 공사가 본격화하면 건설 자재를 나르는 대형 트럭이 하루 350대까지 시내를 통과할 예정인데, 매연·먼지·소음 등으로 환경과 시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덴마크 환경 단체들은 연대해서 유럽사법재판소에 리네트홀름 건설 계획을 중단시켜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