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 지방순회 도중 한 남성으로부터 기습적으로 뺨을 얻어 맞았다./트위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방 순회 도중 한 남성으로부터 기습적으로 뺨을 얻어맞는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 시각) 뉴스채널 BFM에 따르면, 이날 오전 프랑스 남부 드롬주의 소도시 탱-레르미타주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지역 주민들과 거리에서 만났다. 마크롱은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려던 참이었으며, 자신을 보고 몰려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다가갔다.

시민들 중에서 마크롱은 맨 먼저 마스크를 쓰고 녹색 티셔츠를 입은 한 젊은 남성과 악수를 나누기 위해 오른손을 내밀었고, 이 남성은 마크롱의 오른손을 자신의 왼손으로 잡은 뒤 곧바로 오른손으로 마크롱의 왼쪽 뺨을 강하게 때렸다. 순식간에 벌어졌으며,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뺨을 맞은 마크롱 대통령/트위터

순간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이 남성을 제압했고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마크롱이 뺨을 맞는 장면은 현장을 촬영한 소셜 미디어 영상을 통해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마크롱은 탱-레미르타주 시청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으며, 크게 다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마크롱의 뺨을 때린 남성을 포함해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뺨을 때린 남성은 다미앙이라는 이름의 1992년생이며, 검도를 비롯해 평소 무술을 익혔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다미앙과 함께 체포된 남성은 다미앙의 동갑내기 친구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남성을 대상으로 대통령의 뺨을 때린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다미앙이 평소 공화정을 부정하고 왕정 복고를 원하는 인물이었으며 극우 성향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좌파 또는 극우 성향인 국민들 가운데 중도파인 마크롱에 대해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하는 이들이 꽤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뺨을 얻어맞기 직전 장면. 왼쪽이 뺨을 때린 남성으로서 경호원들에게 현장에서 제압된 뒤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트위터

마크롱은 최근 6주간의 지방순회에 나섰으며, 탱-레르미타주가 두번째 방문지였다. 이번 지방순회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마크롱이 사실상 재선을 위한 선거 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년 4월 열리는 프랑스 대선은 2017년 대선처럼 마크롱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의 양자 대결 구도가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두 사람은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1~2위를 다투고 있다. 좌파 진영에서는 두각을 보이는 대선 후보가 없는 실정이다.

르펜은 이날 마크롱이 뺨을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공화국(프랑스를 지칭) 대통령을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