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의 델타 변이(인도발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이 봉쇄 수위를 다시 높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포르투갈·러시아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으며, 아프리카·오세아니아·남미로도 델타 변이가 빠른 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28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독일이 델타 변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영국인 여행객의 EU(유럽연합) 회원국 입국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은 이미 영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자국민 및 영주권자와 직계가족에 한해 의무 격리 조건으로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독일은 29일부터는 러시아와 포르투갈에서 오는 입국자도 대부분 막을 예정이다.
유럽에서 델타 변이가 가장 심각한 영국은 27일 확진자가 1만4878명에 달한다. 그중 95% 안팎이 델타 변이 감염자로 추정된다. 영국은 성인의 87% 이상이 한 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델타 변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 델타 변이가 발견된 나라는 세계 92국에 이른다고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유럽에서 영국 다음으로 델타 변이 확산세가 심각한 포르투갈에서는 27일 하루 확진자(1496명)의 51%가 델타 변이 감염자라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다. 포르투갈 정부는 주말에 수도 리스본 시민들이 시내에만 머무르도록 통제하고 있다.
러시아도 델타 변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7일 모스크바에서는 모두 144명의 코로나 사망자가 집계됐는데, 이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 숫자다.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26일 하루 107명이 숨졌다. 덴마크에서는 델타 변이가 진화한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까지 발견됐다. 이 환자는 최근 포르투갈에서 입국한 사람이라고 현지 보건 당국이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 속도를 보이면서 거의 모든 방역 규제를 해제했던 이스라엘은 27일부터 실내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쓰게 했다. 호주도 봉쇄 수위를 높였다. 27일부터 최대 도시 시드니를 포함하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스주는 2주간 봉쇄 조치를 시작했다. 재택근무가 의무화되고 생필품을 사거나 병원·학교에 가는 일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7일부터 야간 통행과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봉쇄 조치를 2주간 적용키로 했다.
남미의 브라질에서도 26일 델타 변이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이 처음으로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대만에서도 26일 처음으로 델타 변이 확진자가 발견됐다. 옥스퍼드대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 하루 확진자가 지난 4월 80만명을 넘나들다가 이달 초 30만명가량으로 줄어들었지만 델타 변이 확산세 탓에 40만명 내외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