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총선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에너지 산업 개편과 경제적 양극화 해소를 앞세운 중도좌파 야권이 승리했다. 8년간 이어졌던 중도우파 정권은 막을 내리게 됐다. 이에 따라 스웨덴·핀란드·덴마크에 이어 노르웨이까지 북유럽 4국에 모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1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른 노르웨이 총선의 개표를 99% 마친 결과 노동당·중앙당·사회주의좌파당 등 5개 정당이 뭉친 중도좌파 연합이 전체 169석 중 절반이 넘는 100석을 차지해 승리를 확정했다.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는 이날 저녁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동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한다”며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솔베르그는 지난 8년간 중도우파 정권을 이끌었다.
차기 총리는 48석으로 제1당을 차지한 노동당의 스퇴레 대표가 맡게 될 전망이다. 스퇴레는 당원 연설을 통해 “우리는 (정권 교체를 위해) 열심히 해서 마침내 해냈다”며 기뻐했다.
노르웨이는 유럽 최대 산유국으로 석유·에너지 정책이 선거마다 중요한 의제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이 풍력발전, 천연가스로 대체 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향후 비중이 줄어들 석유 산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약속이었다.
노동당은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대폭 높여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연정 파트너인 사회주의좌파당이 강경 좌파 세력이기 때문에 연정 구성 단계에서 경제 정책이 보다 좌클릭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총리로 취임할 스퇴레는 불평등 해소를 강조했지만 자신은 백만장자 정치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대로 선박 거래 중개회사를 운영해온 가문의 후손이다. 스퇴레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의 핵심 측근이었다. 스톨텐베르그가 노동당을 이끌고 노르웨이 총리(2005~2013)로 재임하던 시절 외교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