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IS 대원들에 대한 공습을 승인하면 프랑스 사람들도 죽음을 맞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시리아에서 프랑스 전투기들이 투하한 폭탄에 남성, 여성, 어린이들이 고통을 받으며 죽었죠. 우리는 프랑스도 똑같은 고통을 겪기를 원했습니다.”
2015년 11월 13일 파리 시내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로 130명의 목숨을 빼앗은 테러범 중 유일하게 생존한 살라 압데슬람이 15일(현지 시각) 파리 시내 특별법원에서 이 같이 진술했다. 프랑스뿐 아니라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당시 테러 이후 압데슬람은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냈다.
그가 5분에 걸쳐 태연하고 차분하게 범행 의도를 증언할 때 방청석에서는 6년전 살해당한 이들의 가족들이 오열하거나 서로 껴안으며 흐느꼈다.
압데슬람은 “내가 말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충격일 수 있지만 진실을 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프랑스를 공격했고 민간인들을 공격했지만 사적인 동기는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해 함께 테러를 저질렀던 동료들에 대해 “우리는 테러리스트도, 지하디스트도, 극단주의자도 아니며 단지 무슬림일뿐”이라며 “이 문제는 진짜 이슬람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우연히 이날은 압데슬람의 32번째 생일이었다.
6년전 130명을 죽인 테러범 10명 중 압데슬람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은 6년전 테러 현장에서 사살되거나 자살했다. 압데슬람은 테러를 벌인 후 4개월이 지난 후 어린 시절 자란 벨기에 브뤼셀 교외의 무슬림 집단 주거지인 몰렌베르크에서 검거됐다.
이번 재판에는 압데슬람 외에도 19명이 기소됐다. 이들은 당시 테러범들의 신분증을 위조해주거나 무기를 공급해 테러를 도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달초 시작한 이번 재판은 프랑스 법조계 역사상 가장 규모가 방대한 재판이라고 프랑스 언론들은 보도했다. 변호사만 330명이 참여한다. 피해를 입은 사람 300명의 진술을 듣는 기일만 145일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