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영어사전/아마존

‘먹방(mukbang)’ ‘대박(daebak)’ ‘오빠(oppa)’.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출간하는 옥스퍼드영어사전(OED)에 한국어 단어 26개가 지난달부터 추가로 실렸다고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1884년부터 출간되고 있는 OED는 영어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사전으로 꼽힌다. BBC는 “한국의 영향력이 OED까지 도달했다”고 했다.

새로 OED에 들어간 한국어 어휘는 주로 한국 문화와 연관돼 있어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반영한다. ‘한류(hallyu)’, ‘K드라마(K-drama)’ 등이 실렸다. ‘반찬(banchan)’ ‘잡채(japchae)’ ‘김밥(kimbap)’ ‘동치미(dongchimi)’처럼 먹을거리를 가리키는 단어도 대거 등장했다.

‘오빠(oppa)’ ‘누나(noona)’ ‘언니(unni)’ 등 한국식 호칭도 OED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성별이나 나이 차이를 반영해 상대방을 지칭하는 단어라는 설명이 들어갔다. OED 편집팀은 “한국 문화 열풍이 1990년대 아시아에서 시작돼 2010년대에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것을 반영했다”고 했다.

근년에 유행하는 비교적 새로운 단어도 OED에 등장했다. ‘먹방(mukbang)’은 ‘온라인 시청자와 대화를 나누며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실시간 방송’이라고 했다. ‘대박(daebak)’에 대해 OED는 ‘우연히 발견한 가치 있는 것을 말하는 명사’ 또는 ‘열성적인 찬성을 뜻하는 감탄사’라고 설명했다.

‘콩글리시(한국식 영어)’도 OED에 실렸다. 신체 접촉을 뜻하는 ‘스킨십(skinship)’, 격려의 의미로 쓰이는 ‘파이팅(fighting)’, 컴퓨터를 모아 놓은 ‘피시방(PC bang)’은 한국식 영어 표현이지만 OED에서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OED 편집팀은 “이제는 영어의 어휘 변화가 더 이상 미국과 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아시아인들이 지역적 맥락에 맞게 어떻게 단어를 만들어 사용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한국식 영어 표현을 넣었다”고 했다.

OED의 한국어 단어는 이번에 추가된 26개를 포함해 100개가량으로 늘어난다. ‘김치(kimchi)’가 1976년부터 실렸고, ‘K팝(K-pop)’은 2016년부터 등장했다. BBC는 “오징어 게임, 기생충, BTS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인해 한국 대중문화와 관련한 단어가 OED에 등장하는 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